수습기간 연장, 회사가 마음대로 할 수 있을까? (서울행정법원 2025구합55550)
많은 회사가 신규 입사자에게 수습기간을 두고 업무역량을 확인합니다. 그런데 3개월 남짓한 기간에 판단하기가 어려워 "조금 더 지켜보자"며 수습기간을 1~3개월 연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수습기간 연장은 단순히 날짜를 미루는 일이 아닙니다. 수습(시용)근로자는 정식 근로자보다 불안정한 지위에 있기 때문에, 연장하려면 합리적인 사정과 근로자의 동의 또는 통보가 필요합니다. 이번 판결(서울행정법원 2026. 5. 27. 선고 2025구합55550)은 연장이 유효하게 인정되는 경우를 보여 줍니다.
사건의 개요
- 근로자는 중고 반도체 장비 매매 회사에 팀장으로 입사했고, 근로계약서에 수습기간 3개월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 회사는 수습 만료 무렵 평가를 했는데 업무역량, 조직관리, 리더십에 긍정적 평가와 부정적 평가가 섞여 있었습니다.
- 회사는 동료평가를 더 확인해야 한다며 평가일정을 미루고, 수습기간을 3개월 더 연장했습니다.
- 연장된 기간이 끝날 무렵 본채용을 거부당하자, 근로자는 "연장에 동의한 적 없고 이미 정식 근로자가 되었으니 부당해고"라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① 수습기간 연장은 유효한가 → 유효
- 취업규칙에 필요 시 3개월 범위에서 1회 연장할 수 있다는 근거가 있었고, 근로자도 입사 때 이를 알고 있었습니다.
- 동료평가에 긍정·부정 의견이 함께 있어, 최초 3개월만으로 적격성을 확정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었습니다.
- 회사는 최초 수습기간이 끝나기 전에 평가 연기 사유를 설명했고, 수습기간 연장 동의서도 받았습니다.
② 본채용 거부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가 → 있음
- 1차·2차 수습평가 모두 기준에 못 미쳤습니다.
- 평가항목이 업무능력, 동료평가, 팀장평가 등 시용제도 목적에 맞는 내용이었습니다.
- 동료평가에 고객 대응 부족, 전문성 부족, 의사결정력 부족, 팀워크 부족 등 구체적인 의견이 적혀 있었습니다.
수습기간 연장의 요건
수습(시용)기간은 업무능력, 자질, 성실성, 조직 적응도 등을 보고 정식 채용 여부를 판단하는 기간입니다. 그래서 수습 중 해고나 본채용 거부는 정식 근로자 해고보다 넓게 인정됩니다.
다만 회사가 수습기간 중 정당하게 해고하거나 만료 시 본채용을 거부하지 않았다면, 원칙적으로 기간이 지나면서 정식 근로자가 됩니다. 그래서 연장하려면 다음이 필요합니다.
-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에 연장 근거가 있을 것
- 최초 기간 안에 적격성을 평가하기 어려운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사정이 있을 것
- 최초 기간이 끝나기 전에 근로자가 동의하거나, 적어도 연장 사실을 통보받을 것
실무 체크리스트
이 사건에서 회사가 이긴 것은 연장 근거, 추가 확인이 필요한 사정, 면담과 동의서가 모두 있었고 이를 입증할 자료가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규정에 근거가 없거나, 평가자료 없이 막연히 연장했다면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근로자의 명시적 동의 없는 연장은 분쟁 가능성이 큽니다.
- 근로계약서·취업규칙에 수습기간과 연장 근거가 있는가
- 평가표와 평가 기준이 직무에 맞게 마련되어 있는가
- 면담 기록과 연장 사유를 문서로 남겼는가
- 최초 수습기간 만료 전에 연장 동의서를 받았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