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대표이사에게 징역 2년 실형이 선고된 이유 (울산지방법원 판결)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기소되더라도 대표이사가 곧바로 실형을 받는 것은 아닙니다. 사고 후 개선조치, 유족과의 합의, 기존 안전보건관리체계의 운영 수준 등을 고려해 집행유예가 선고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울산지방법원은 최근 중량물 작업 중 근로자가 사망한 사건에서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대표이사에게 집행유예 없이 징역 2년을 선고했습니다. 이 회사는 사고 전부터 산업재해가 반복되었고, 외부 컨설팅에서 위험성평가와 작업계획서 개선을 지적받고도 고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이를 현장의 단순 실수가 아니라, 경영책임자가 위험을 알면서도 실질적인 조치를 하지 않은 결과로 보았습니다.
사건의 개요
- 사업장: 근로자 약 24명의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 대표이사 A: 경영책임자 / 상무이사 B: 생산 현장을 지휘·감독하는 관리감독자
- 작업: 2단 철제 적재대(높이 약 1.6m)에 놓인 강판코일(개당 약 1.6톤)을 지게차로 옮기는 작업
사고 당시 코일 2개가 철제 밴드로 묶여 있었는데, 지게차는 한 번에 한 묶음만 들 수 있었습니다. 피해자가 적재대 2단에 올려진 상태에서 밴드를 절단하자 합계 약 3.2톤의 코일 2개가 앞으로 넘어지면서 피해자를 덮쳤고, 피해자는 현장에서 숨졌습니다.
| 피고인 | 선고 |
|---|---|
| 대표이사 A | 징역 2년 (집행유예 없음) |
| 상무이사 B | 금고 1년 |
| 회사 | 벌금 7,000만 원 |
법원이 본 책임
업무상과실치사
두 사람은 근로자가 머리보다 높은 적재대 위에서 3톤이 넘는 코일 묶음의 밴드를 끊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코일이 넘어지거나 떨어질 위험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는데도 그 작업방식을 그대로 둔 과실이 인정되었습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중대재해처벌법에서 핵심은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관리체계를 실제로 운영했는지입니다. 이 회사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 위험성평가 실시규정은 만들어 두었지만 실질적인 위험성평가를 하지 않았습니다.
- 관리감독자의 안전업무 수행을 평가하는 기준이 없었습니다.
- 산업안전보건법상 의무 이행을 반기마다 점검하는 절차를 운영하지 않았습니다.
법원은 이런 관리체계 부재 때문에 위험한 작업 관행이 바뀌지 않았고, 결국 사망사고로 이어졌다고 판단했습니다.
중량물 작업에서 했어야 할 안전조치
법원이 지적한 조치는 크게 세 가지입니다.
- 작업계획서 작성과 이행: 작업 전 장소와 방법을 조사하고, 낙하·전도 위험과 예방대책을 담은 작업계획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서류로 보관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작업이 계획대로 이루어지게 해야 합니다.
- 전도·낙하 방지: 적재대 끝에 받침대나 지지대를 설치해 코일을 고정해야 합니다. 높은 곳에서 밴드를 해체해야 한다면, 크레인으로 바닥에 내려 고정한 뒤 작업하도록 방법 자체를 바꿔야 합니다.
- 출입 통제와 보호구: 코일이 떨어질 수 있는 구역은 출입금지구역으로 정하고 안전모 등 보호구를 착용하게 해야 합니다. 관리감독자는 교육에 그치지 않고 현장에서 실제로 지켜지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왜 실형이었을까
이 판결의 가장 큰 특징은 실형이라는 점입니다. 법원은 이번 사고를 우발적인 한 번의 사고로 보지 않았습니다.
- 사망사고 전까지 산재보험금이 지급된 사고만 5건(추락, 낙상, 손 압궤, 손가락 절단, 손가락 베임)이 있었고, 별도로 끼임 사고도 있었습니다.
- 사망사고 이후에도 손가락 절단사고가 다시 발생했습니다.
- 안전보건공단 위험성평가 컨설팅에서 모든 항목 D등급을 받고 중량물 작업계획서와 위험성평가 체계 개선을 요구받았지만 개선하지 않았습니다.
과거 사고와 외부기관의 지적은 사업장에 중대한 위험이 있다는 분명한 경고입니다. 이를 방치하면 사고가 났을 때 "경영책임자가 위험을 알고도 개선하지 않았다"는 불리한 사정이 됩니다.
안전보건 서류를 형식적으로 갖추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위험성평가가 현장 위험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 법정 의무가 빠짐없이 이행되고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점검을 받아 보시기 바랍니다.
